지난호보기 편집자에게
  
  
  
  
  
  
  
  
  
  
  
  
  
  

‘건강한 세상’은 생명에 대한 보살핌의 윤리가 살아 있는 세상을 일컫는다. 나와 가족, 이웃 등 사회 전반이 골고루 건강하고, 또 그 건강함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바로 건강한 세상의 필수요건이다. YWCA가 2004년 주력사업으로 생활공동체운동을 채택한 것은 여성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 가는 건강한 세상에 대한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이에 편집부는 ‘YWCA 생활공동체운동’을 연간기획으로 구성하여 한국YWCA가 2004년도 주력사업으로 펼치는 생활공동체운동을 이해하고 회원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 10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며 이번 호는 그 첫 번째 순서로 생활공동체 운동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YWCA가 지향해 나가야 할 생활공동체운동에 대한 개요를 다룬다.


여성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의 YWCA는 이제 ‘생활공동체운동’에 주력하고자 한다.
창립 이후부터 YWCA는 공동체 문화 운동에 앞장서면서 어려운 시대 상황과 환경을 극복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생명의 정신과 공동체의 정신, 그리고 지역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활공동체운동’은 이미 제 33회 YWCA 전국대회(1994-1996) 당시부터 프로그램 중점으로 채택되어 각 회원YWCA가 각기 지역 특성에 맞게 전개해 왔다. 또한 2003년도 YWCA 전국대회의 주제인 ‘여성이 만드는 건강한 세상’은 이러한 YWCA의 정신을 이어 받아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성장 위기, 공동체 위기, 생명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대망의 2004년을 맞이하면서 YWCA는 이 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연합회 및 55개 지역 회원YWCA가 함께 전개함으로써 YWCA의 공동체운동을 회복하고, 나아가 건강한 지역사회와 세상을 이루어나가고자 한다.

생활공동체운동의 역사와 의의 
글 김미자 연합회 사회개발위원회 간사   

근대 산업사회가 전개되면서 공동체의 쇠퇴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인식되었다. 편리해진 생활환경은 독신주의와 개인주의자들의 생활방식에 정당성을 부여하였고, 시장경제의 경쟁원리는 전통적 상부상조의 관계를 경쟁과 투쟁의 관계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인류역사에 가장 큰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산업화의 대가는 인간의 존재마저 물질가치로 환원시켰으며 비인간화와 분업 및 전문화로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고립시켜왔다.
일부학자들은 극도로 발전된 정보사회의 전자문화가 과거의 산업사회에서보다 인간에게 한층 더 심각한 소외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인류는 점차 힘과 물질의 횡포에 희생됨을 각성하면서 사회적 인간으로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욕구가 솟아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서 공동체운동을 모색해 왔다.


해방 후부터 태동, 협동조합으로 꽃피워

그러면 공동체운동이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라는 단어만큼 다양하게 사용되는 단어는 드물다. 공동체의 개념은 적게 보아도 40여 개에 이르며 인류역사는 수많은 공동체들의 생성, 소멸의 역사이다.
해방 후 한국사회에서 공동체운동의 등장은 1960년대 초반 부산에서 시작된 신용협동조합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 들어서는 농업증산 정책추진에 반발한 새로운 대안농업과 공동체 운동이 시작되었다. 전통농업이 근대적 산업농으로 재편되면서 다수확을 위한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사용이 범람하였고, 농업생산물 저가 정책으로 인한 탈농화가 진행되었다. 그 여파로 이러한 농업정책에 저항하는 농민운동이 생겨나게 되었고 근대적 산업농에 대항해 시작된 유기농업이 1990년대 환경에 대한 관심의 증폭으로 대안농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협동조합은 가장 오래 된 공동체운동의 하나이다. 1961년 부산에서 가브리엘 수녀에 의해 시작된 신용협동조합운동은 현대 자주적인 협동조합운동의 시작이었고, 1980년대 중반까지 협동조합운동의 상징이었다. 최근 협동조합운동의 주목을 받는 분야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다.
생협은 1970년대 중반 농촌에서 농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생활물자의 협동적 조달을 통해 농촌공동체운동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1980년대 중반 도시에 지역생협 (원주소협과 안양소협)이 설립되면서 유기농산물의 직거래와 소비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1998년 생협법이 제정되면서 더욱 활발해져 현재 전국 200여 개에 이르는 생협이 활동하고 있다. 영역에 있어서도 유기농산물 직거래를 넘어서서 의료, 교육, 공동육아, 주거 등의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생활협동운동(이하 생협)은 서로 돕는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회원의 생활개선, 건전한 생활문화의 향상 및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여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활인들이 함께 만드는 자발적인 자조, 자립, 자치적인 조직운동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생협운동은 대안농업운동인 환경농업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지역공동체운동으로서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검증되고 있다. 현재 생협은 일부 대학생협과 직장생협을 제외하고 특정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생활협동조합이 대부분이다. 이들 생협은 단순히 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하는 데서 나아가 지역의 다양한 소모임을 구성하고 활동을 전개하는데, 특히 지역자치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건강한 공동체 운동을 위한 YWCA의 노력

YWCA는 창립으로부터 어려운 시대상황과 환경을 이겨나가기 위하여 공동체적 삶의 운동을 지향하였다. 또한 21세기를 열면서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을 이룸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목적을 재확인한 바 있다.
YWCA 운동은 클럽활동 중심의 소공동체 운동을 조직의 기반으로 하여 왔으며, 이러한 Y운동의 목적은 전 지역의 각 회원조직을 기반으로 하여 확산되어야 한다. 특히 현 시대의 성장위기·공동체위기·생명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의 정신과 공동체의 정신, 그리고 지역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활공동체운동’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앞서 제시한 대안 공동체운동의 다양한 흐름 속에 YWCA가 하고자 하는 ‘생활공동체운동’은 무엇인가.
지역의 많은 단체들이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이루도록 돕기 위해 많은 과제를 찾았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공동체)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조직들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도리어 물질중심의 세계관, 권력지향의 가치관에 눌리고 영향을 받아 스스로의 온전함을 추구하고 이루는 일에 무관심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과 자신이 관계를 맺는 가족, 이웃, 환경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온전한 삶의 영역을 가지는데 있다. 그리고 이것은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는 조건, 국가나 시장의 가치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자신의 나라를 만드는 조건과 가치를 찾고 이루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을 온전하게 하는 조건을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힘을 키우고, 온전함을 추구하는 관계는 대단위의 형태로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시작했던 예수의 사역이 12명의 제자로부터이듯이, 참된 관계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작은 소모임의 형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모임은 인류 보편적인 집단 형태이다. 그러나 이 소집단이 인간의 온전성을 지향하는 공동체격을 지닌 것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 보편적인 소집단을 온전성을 지향하는 공동체형으로 발전시키고 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분명히 함으로써 시대의식, 역사의식, 사회의식을 부과하게 해야 한다. 이 소공동체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어 사회의 큰 영향력을 줄만큼 확대되면서 운동의 격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가치지향적 소공동체 운동 - 생활공동체운동이 시민사회 영역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지향한다.

참고자료
「한국사회와 생협운동」 황주석, 생협중앙회, 1994
「현대사회에서 공동체는 가능한가」 강대기, 아카넷, 2001
「공동체운동의 현실과 전망」 김용우, 사회비평 2002 봄호
「가치변혁적 소공동체운동 지침서 초안」 대한YWCA연합회,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