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재배한 농민이나 그것에 관계한 모든 일을 하는 것들은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平和’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균평할 평(平)에 화활 화(和)인데 (和)자는 벼 화(禾)옆에 입구(口)가 있다. 이것을 더욱 세밀하게 풀어본다면 벼(和)는 쌀이다. 그러니 쌀이 모든 입들에 균등하게 공급이 된다면 그게 ‘평화’란 의미다. 인류역사 속에 수없이 치러진 전쟁들도 다 먹거리 확보가 우선이었다.

쌀은 삼시 세 때의 주식이다. 쌀 먹거리가 아프리카나 북한같이 배고픔이 있는 곳에 균등하게 나누어져 입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인류 평화는 없을 것이다.

내가 유기농업을 시작하던 1970년대 말에는 일반소비자들은 농약의 독성이나 유기농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때 나는 유기농 농사를 지어 벼를 정부수매도 하고 벌교시장에 가지고 가서 팔았다. 어떤 때는 쌀 모양이 좋지 않아 새벽 6시부터 가지고 가서 아침과 점심을 굶고 오후 두 세 시 경에 집에 들어올 때까지 팔아도 바로 돈을 받지 못하고 다음 장날(5일 후에)에나 값을 받는 정도였다. 화학비료를 하나도 쓰지 않고 농약도 하지 않고 농사를 짓기에 쌀 수확은 한마지기에 2~3가마 밖에 나지 않았고 가정형편은 어려워져 빚만 점점 불어나는 어려운 살림이 계속되었다.

1985년부터는 서울 자연건강회에서 조금 사가게 되었으나 전량 소비를 시켜주지 못했기에 남은 것은 시장에서 일반 값에 팔거나 정부수매를 하였다. 1990년대 들어와서야 겨우 판매가 되었으나 수량이 낮아 소득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그저 부부가 여름 내내 풀매는 작업에 허리가 다 휘어질 정도였다. 일반농민들은 제초제를 치고 한가로이 시간을 갖고 있을 때 끊임없이 논에서 김매는 심정이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1994년부터 오리농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넓은 면적에 100%의 제초효과를 얻지 못했고 그 후 우렁이를 넣어 보았으나 황새와 백로가 모를 망쳐 그마저도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던 중 1997년경 왕겨가 발아억제 물질인 왕겨헤놀이란 성분이 있어 풀을 덜나게 한다는 정보를 듣고 그때부터 왕겨를 넣고 심수재배와 쌀겨를 뿌려 제초를 하고 있다. 그래도 후기에 풀이 나므로 한두 번 정도는 김매기를 해오고 있다.

내가 하는 생명역동농법은 우리 선조들이 옛날 천문을 보고 그 시기와 때를 맞추어서 했던 파종이식, 수확 등의 날짜를 최상으로 하고 거기에 맞는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한 최고의 농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재배농법의 식물은 그 구조 자체가 3, 4개로 분리된 구조이고 유기농업은 구조가 하나이나 중앙에 오지 못한 데에 비해 생명역동농법의 먹거리는 그 구조가 한 중앙으로 와서 어떤 해로운 것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것을 음식물의 면역력 또는 기(氣)라고 본다. 방사능이 오염된 곳에서도 다른 식물들은 다 오염이 되나 생명역동농법으로 재배되는 농작물은 전혀 오염이 안 된다고 하니 그 위력은 실로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매일 아침 논에서 벼에게 인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 있다. 생명을 가진 생명끼리의 교감이야말로 더 말할 수 없는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쌀이 바로 강대인이 지은 쌀이다.’ 하지 않고 ‘이 쌀이 곧 강대인이다.’하는 신념을 갖고 농사에 임하고 있다.

내 몸을 남에게 나누어 주는 그리스도 사랑을 본받아 곧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안전한 먹거리를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건강한 사람은 더욱 기쁨과 행복으로 일할 수 있고 몸이 불편한 이에게는 건강을 찾아주어 그 또한 기쁨과 행복을 얻게 하는 것이라 여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금수강산은 산, 들, 바다가 잘 어우러진 세계적인 명당이다. 이 땅에서 나는 음식물들은 명당의 기운을 잘 받아 생산되었기에 이런 농산물을 먹기만 하면 우리 몸 건강은 물론이고 어떤 질병도 이겨내는 힘이 있다. 이 땅의 유기농산물이야 말로 우리가 먹고 이웃에게 나눠주어야 한다.
이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지키고 가꾸어야 하는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쌀은 우리 민족의 혼이요 정신이다. 수천 년 대대로 이 땅을 지켜온 수호신이다. 나는 이 땅에서 나는 유기농 쌀을 먹음으로써 우리 나라의 환경을 지키고 내 후손에게 아름다운 강산을 물려주는 자랑스러운 선배이다.

쌀은 생명이다. 먹거리는 곧 내 생명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우리 생명, 즉 나의 생명은 외국에게 맡길 수 없다. 내 생명은 내가 지켜야 한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게 생명이다. 우리 모두 어리석음에서 잠을 깨자. 생명이 없는 곳엔 행복도 없다. 이 땅에서 생산된 참되고 안전한 유기농 쌀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다. 이 나라 온 땅에서 안전한 유기농 쌀이 생산되어 우리 국민 모든 이들의 식탁에 오르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오직 한마음으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