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은 간단하다. 한 사람이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라는 리플을 달면 다음 사람들이 차례로 드! 라! 군! 이라고 이어서 리플을 달면 끝. 단순하고 유치해 보이지만 직접 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다는 것이 드라군 놀이의 숨겨진 매력이다. 리플을 달고 다음 리플을 기다리는 것이 마치 네티즌들끼리 대화하는 것 같아 설레기까지 한다는 청소년도 있다.
드라군 놀이는 게임을 토대로 한 김성모 화백의 만화 ‘스타크래프트’가 그 기원. 프로토스 종족이 위기를 겪게 되자 장군이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라며 전투유닛의 출동을 암시한다. 그 다음은 서로 다른 캐릭터가 ‘드’ ‘라’ ‘군’ 을 한 글자씩 외치는 장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네티즌들이 관련 게시판에 차례로 ‘드’ ‘라’ ‘군’이라는 리플을 달면서 드라군 놀이가 탄생한 것이다. 드라군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격한 규칙이다. ‘드’와 ‘라’ 사이, 또 ‘군’ 사이에 절대로 다른 글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많은 네티즌, 특히 청소년들이 드라군 놀이를 즐기고 있지만 놀이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네티즌끼리 그저 단순한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도.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잘 모르거나 리플 문화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드라군 놀이만큼 할 일 없고 무의미한 것도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반응이다.

유명해진 드라군 놀이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메이저리그, PGA 홈페이지 등의 해외 사이트에도 등장했다. 드라군 놀이는 또 ‘캐리건(스타크래프트 저그 종족 우두머리) 놀이’ ‘전두환 놀이’ 등의 패러디 놀이를 낳기도 했다. 온 국민의 ‘드라군 놀이 생활화’로 밝고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자는 재미있는 제안을 하는 네티즌도 있을 정도.

신나고 유쾌한 놀이는 물론 좋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과도한 ‘드라군’의 사용(?)은 거북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 네티즌의 지나친 드라군 놀이에 질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은 `Dragoon`이란 단어를 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네티즌의 멤버십을 박탈하는 강경책을 쓰기도 했다.

톡톡 튀는 리플은 네티즌들의 작은 기쁨이자 삶의 활력이다. 하지만 ‘과유불급’.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해’가 될 수 있음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드라군 놀이 예)
네티즌1: 요즘 한국 경제가 왜 이 모양인지…
네티즌2: 동감…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
네티즌3: 드!
네티즌4: 라!
네티즌5: 군!
이젠 스타도 네티즌이 만든다. 온몸을 ‘떠는’ 춤 하나로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화제의 스타, ‘떨녀’. 이보람이라는 본명보다 ‘떨녀’로 더 유명한 그는 네티즌의, 네티즌에 의한, 네티즌을 위한 스타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이보람 씨가 ‘떨녀’라는 스타가 된 것은 정말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다. 대학로에서 열리는 동료의 춤 공연을 보러 갔던 이보람 씨. 즉흥적으로 게스트로 참여, 특유의 현란한 떠는 춤을 선보였는데, 그 장면을 한 관객이 동영상으로 촬영해 다음날 인터넷에 ‘떨녀’라는 파일명으로 올린 것. 재미있으면서도 약간은 선정적(?)인 이름의 ‘떨녀’ 동영상 파일은 순식간에 온라인 세상을 덮었고, ‘떨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새 스타가 되어버렸다.

‘떨녀’ 사건은 인터넷과 네티즌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떨녀’를 이용한 각종 패러디물이 인터넷에 등장하고, 40대 한 여성은 “떨녀와 한판 붙고 싶다”며 자신의 춤추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네티즌의 열광적인 지지에 힘입어 최근 떨녀는 인기 개그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화보 촬영으로 본격적인 연예 활동의 문을 여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

스타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들이 ‘떨녀’의 성공을 보고 인터넷을 그 시험무대로 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창의성’과 ‘독창성’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떨녀’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그의 춤이 획기적으로 느껴질 만큼 특별했기 때문. 끝없는 용기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은 기본! 자신을 특별하게 빛내줄 ‘오리지널리티’는 인터넷‘스타가 될’ 필수! 조건인 셈이다.
‘드라군 놀이’는 우리 같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많이 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좀 유치해 보이긴 해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드라군 놀이를 공감할 수 있다면, 아는 사람들끼리는 즐겁게 공유할 수 있는 괜찮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음… ‘떨녀’의 경우는, 본인도 적극적이고 결과가 좋았으니깐 다행이지만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봐요. 또 온라인 세상이 언제나 진실하지만은 않으니까 무서운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스타가 되고 싶다면 인터넷 보다는 믿을만한 기획사의 공식 오디션 등 공인된 절차를 거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몸 속에 흐르는 피가 다른 것 같습니다. IMF 시절 온 국민이 단결한 것도, 월드컵 때 펼쳐진 응원 물결만 봐도 그렇잖아요. 제 생각엔 ‘드라군 놀이’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뜻 보기엔 유치해만 보이지만 은근 협동이 필요한 게임이라서 단합이 안되면 즐길 수 없으니까요. 요즘 점점 냉혹해져만 가는 현실 속에서 모두들 힘들고 즐거울 일도 없는데, 드라군 놀이를 통해서만이라도 협동심을 느끼면서 대리만족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비록 일부 네티즌들만의 얘기라 할지라도 지켜보는 이들도 한 번쯤은 웃지 않을까 하는데, 제 생각이 너무 엉뚱한가요?


드라군 놀이. 인터뷰하면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다지 댓글을 챙겨보는 편은 아니거든요. 아무튼 요즘 청소년들 정말 비상하네요. 어떻게 드라군 놀이 같은 걸 생각해냈는지. 나름대로 기발한 아이디어인 것은 인정하지만, 거기에 열광하는 청소년들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드라군 놀이를 좋아하는 건지, 정말 물어보고 싶다니까요. 만약 내 조카나 딸 아이가 그런 놀이를 한다면 전 분명하고 단호하게 말릴 것 같습니다.


동영상은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 상에서 이미 스타인 ‘떨녀’를 모를 수는 없지요. 최근엔 공중파 방송에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음… ’떨녀’처럼 내가 그런 유명세를 타게 된다면 절대로 달가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떨녀’는 분명 ‘행운아’인 셈이지요. 스타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들이 부러워할 만큼요. 전공도 무용이라니 더 잘 된 일 아닌가요? 끼와 재능이 있다면 밀어주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이제 자기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