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워하면서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논의해 왔다. Y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 가서 Y정신으로 활동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좋은 사람들이 계속 남아서 함께 힘을 모아 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기기에 먼저 실무자 이직 원인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직을 원하는 실무 활동가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회원 - 위원 - 이사로 활동하는 자원 활동가들의 문제도 드러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Y 전반의 문제를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 여겨 뜻있는 연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최근 이직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2002년에 신임 활동가들 가운데 18.7%, 2003년에 18%, 그리고 2004년에는 21%가 한 해 안에 실무이동이 많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들 대부분은 “개인 사정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이 참 이유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Y가 훌륭한 전통을 가진 좋은 기구이지만 아무리 좋은 기구라도 바뀌고 자라지 않으면 안 되기에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을 찾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조직의 구조와 운영,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실무 활동가들 사이와 자원 활동가들과의 관계에 고칠 것이 발견된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근본적인 것으로 사회의 변화에 따른 기독여성단체로 Y가 유연하게 바뀌고 성숙해야할 정체성을 성찰할 기회도 될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방법으로 두 가지를 병행하기로 했다. 질문지로 얻은 자료를 통계 처리하는 객관의 방식인 양적 연구(Quantitative research method)와 비형식 면담으로 문항에 오르지 않은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주관의 질적 연구 (Qualitative research method)로 이다. 이미 이직한 사람들을 표집하기가 어려워서 질문지 연구는 현역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이직 의도’와 여러 요인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았다. 이직의도를 가진 적이 어느 정도 있었더라도 정작 자리를 떠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이직을 조사하는 정확한 연구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면담 연구가 필요하다. 비록 많은 사람을 조사할수는 없었지만 이직한 사람들을 만나서 실시하였다.
질문지 연구의 결과를 보면 실무 활동가들의 이직 의도는 보통 이하이다. 이직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여러 요인들 가운데 이직의도와 관련 있다고 보이는 것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조직 몰입이다. 얼마나 Y라는 조직에 대한 믿음, 헌신하려는 마음이 있는가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Y 정신에 얼마나 동일시할 수 있는 삶과 활동이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로 보인다. 그 다음이 이직 의도와 관련된 중요 요인이 직무 만족이다. 이 요인의 경우에는 직무에 만족함으로 조직 몰입이 가능해진다는 간접의 관계를 보여주기로 한다. 세 번째로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이사들과의 관계이다. 이 역시 조직 몰입에 이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네 번째로 이직 의도를 갖게 하는 중요 요인은 역할 갈등인데 이 역시 직무 만족과 관련된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임금도 문제되지만 그보다는 직무만족이 더 중요하고 또 그보다 조직몰입이 더 중요하다고 나타났다.

조직 몰입은 첫해보다 1년~10년 근속한 사람들에 다소 낮게 보이다가 그보다 오래된 사람들에서 다소 높게 나타난다. 나이가 젊을수록 이직 의도가 높으나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다. 인력개발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사회복지, 프로그램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른 기관, 직위, 직무영역보다 다소 높은 이직 의도를 보인다.

정형화된 질문지(formal questionnaire)에 덧붙여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informal questionnaire) 난을 두었는데 거기에서 Y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다양한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이직할 생각이 높지 않아 비록 떠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잠시라도 떠날 마음을 불러일으킨 사사로운 요인들을 알아 볼 수 있다. 그 요인들을 알아 해결하면 모두들 기쁘게 활동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Y 본부 실무 활동가들과 부속 시설 직원들의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볼 수 있다. 공통점으로는 상사와 이사와의 갈등, 업무 과다와 재충전 필요, 저임금, Y가 비전을 상실해 가는 것 같은 실망, 그리고 이사들의 보수성을 들고 있다. 차이점은 본부 실무활동가들은 Y가 시설화 되어가는 것을 우려하며, 정부 프로젝트에 의존하고, 불투명한 운영으로 생기는 마음의 갈등, 잉여금 창출 등 경제 조달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에 시설 직원들은 Y의 간섭과 통제를 불만으로 여기고 다른 부서와의 차별로 불편해 하고 있지만 본부 실무 활동가들보다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달리 하면 본부 실무 활동가들은 전문직의 긍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미 떠난 사람들과 한 심층 면담 결과를 보면 Y에 대한 몰입의 문제가 이직의 원인이 아니었다. Y의 뜻, 정신, 목표를 사랑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몸-마음-영혼이 소진된 (burnt-out) 상태가 되어서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열의’ ‘감동’ ‘치열함’을 잃게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떠날 생각을 하면서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Y에서 일하는 주된 이유’로 예외 없이 하는 말이 ‘Y 정신이 좋아서’ ‘교회가 못하는 기독인의 일을 할 수 있어서’ ‘이 사회를 하나님 나라로 바꾸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데 이직한 사람에게도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도 떠난 사람들이 달리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하고 싶은데 방해하는 요인, 힘을 소진케 하는 이유 말이다.

첫째, 위계 의식이 힘들다고 한다. 실무 활동가 사이에도 명령조로 의사 전달한다든가 자원 활동가들의 권위적인 자세, 임원진이 가진 사사로운 성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조직 운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해진 일을 정해진 방식대로만 할 때 개별화가 불가능해지고 개인의 능력 발휘가 힘들어지며 성장과 발전을 통한 전문화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달리 해보려 시도해보다가 ‘anti-세력’으로 오해받게 되면서 기운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질문지 연구에서도 1~10년 사이에 조직 몰입이 떨어지는 것과 통하는 결과이다.

셋째, 사람 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의 관행으로 반복하는 일, 과다한 일이 감동의 겨를을 앗아간다. 해마다 때가 되면 회원증모운동을 해야 하고, 봉급이니 운영비 등 Y의 경제를 꾸려가야 하는 부담스런 일이 매달 거르지 않고 찾아온다는 것이 심한 스트레스가 되어 활력을 잃게 한다, 자신의 비전과 먼 일, 의미 없어 보이는 일, 보여주기 위한 일을 한다는 것은 힘든 경험이다. 자기 내면의 변화, 자원 활동가들의 내면의 바뀜 같은 섬세한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과중한 업무를 이야기하면 다른 직장은 더 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일까지 혼자 해내야하는 경우에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해내야 하는 경우라면 고역일 수밖에 없다.

넷째, 문제 해결, 갈등 해결 방식을 잘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듯이 개별로 해결하려 할 때는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조직 안에서 생긴 갈등은 다른 사람들과 사이에서 생긴 것이므로 개인의 문제라 할 수 없다.

그러니 혼자 해결할 수 없으며, 혼자 애쓰다가는 지쳐 도망하듯 떨어져 나가게 될 수밖에 없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아간다. 갈등 해결의 훈련이 필요하고, 문제는 언제나 공론화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행동단위가 개인인 서구 문화권이 아니라 우리의 경우 자신의 의사를 뚜렷이 나타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훈련이 더욱 필요하다.

다섯째, 적극적인 참여와 자율성의 문제를 들고 있다. 모든 일을 다 책임진다고 해서 자율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안건을 만들고, 토의하고, 실행하는데 회장이나 이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알아서 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마지막 책임을 실무 활동가가 져야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자원활동가 연구에서 다음으로 드러내야 할 문제이겠지만 활동과 책임의 균형과 개방의 문제이다.

여섯째로 활동가, 지도자로 훈련 받을 기회의 문제이다. 자신의 장래를 생각할 때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자랄 기회가 보이지 않고 고착화될 걱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위원회 운영을 위한 행정 서비스 제공자로 그칠 것 같은 두려움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Y가 정말 진취적으로 실험할 기회를 주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더욱 앞날을 어둡게 보게 한다는 것이다. 빨리 Y를 파악한 사람들이 빨리 떠나고 싶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보인다.
결과 해석을 종합한다면, 떠난 사람이나, 떠날 생각을 해본 사람이나, 아예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은 사람들, 모두 Y의 정신과 기관을 사랑한다고 하는 데는 차이가 없다. 그런데 왜 떠날 생각을 하게 되는가 하면 Y에 대한 막연한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수의 여자 제자들로 열의도 가져야하겠지만, 그 뜻을 펼 예수의 가르침에 맞는 조직이 되어야 하고, 각자는 예수의 제자로서의 자세와 행동을 갖추어야 한다. 민주적이며, 경직되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필요에 따라 처우하는 예수의 방침을 실천하는 제자들의 모임인 Y가 되어야 한다. 보기를 들어, 5리를 가자는 사람과 10리 가는 방침, 포도원에서 아침부터 일한 사람과 한낮에 시작한 사람, 그리고 저녁때 시작한 사람에게 똑같이 품삯을 주신 포도원 주인의 방침을 따라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지체로 그의 의를 실천함에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 자기답게 활동하며 만족스러우면 Y조직 몰입에 방해를 받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자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어서는 안된다.

Y 정신을 이 땅에서 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늘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찾고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베드로가 미문 앞 앉은뱅이와 눈을 맞추고 ‘은과 금은 없어도’ 근본 문제를 풀어주고 함께 활동했듯이 Y도 오늘, 이 땅의 수많은 앉은뱅이의 문제를 바로 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이 사회에서 함께 일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번 연구가 실무 활동가 이직문제에 한정되지 않은 것을 확실히 볼 수 있다.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