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작은 아이가 다니는 서울YWCA 어린이집에서 어머니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름도 예쁜 '민들레'모임이었다. 큰 아이도 같은 어린이집에 다녔지만 부모님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아이들 친구 엄마로 눈인사만 나누던 이웃들과 마음을 터놓는 모임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성적인 내 성향도 그렇지만 민들레 모임은 '마음(생활)나누기'가 있어 내 생활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 나누기'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졸업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몇몇은 이사를 가기도 했으며, 또 아이들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직장에 나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함께 나눈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새로운 홑씨들로 교체되어도 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뀌어도 우리 민들레 이름은 여전히 '마음더하기 민들레'이다.

모임 초기에는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모임이라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가 모임의 주제였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민되는 부분을 나누고 다른 홑씨들의 아이 키우는 방법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고민이 해결되기도 했고, 내가 생각하고 있던 방식이 좋은 방법이 아니었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것인가 하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이 양육에는 좋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느끼게 되어 좋은 부모 되기 훈련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읽기, 칭찬해주기 등이 실천 활동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공동체 활동으로 부모교육이 진행되었는데 좋은 책을 구입해 아이들에게 읽게 하는 것은 지금도 나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되었으며 우리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아이들 책이다.

아이들 이야기로 시작된 주제가 시간이 지나면서는 점차 가족이야기, 개인적인 고민들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갔다. 그즈음 나는 시댁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과도한 요구에 마음이 참 힘든 시기였다. 민들레모임은 이러한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마음을 나누어주는 홑씨들이 있어 혼란스러운 내 중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교육과 공동체 활동은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고 마음을 하나씩 더해 갈수록 나에게 힘을 주는 곳이었다. 가락아파트가 재건축 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사를 가고 있어 모임이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지만 흩어진 홑씨들이 모임을 통해 건강해진 몸과 마음으로 민들레와 같은 생명력을 갖은 삶을 살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