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Y 아나바다나눔터에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YWCA와 인연을 맺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Y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니 아마 반해도 상당히 반했던 모양이다. 10년 전 아나바다나눔터에서 산 옷들을 지금까지 입고 있으니 우리 주변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올지 계절별 내 옷장을 다 읽어낼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동네에서 소문난 짠돌이는 아니다. 그저 소탈하고 소박한 이웃집 아줌마라면 나한테 걸맞는 표현일듯 하다.

알뜰족에 대한 이야기를 써 달라니 문득 예전 우리 할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콩 한쪽으로 열두 사람이 나눠 먹고 남은 것을 물에 던지니 퐁당 소리가 났더란다" 이 말은 곧 작은 것 하나라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조금씩 나누니 모두가 다 먹고도 남을 만큼이 되더라는 뜻이다. 내가 좀 힘들어도 남을 위한 마음을 절대 잊지 말고 살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 세대만해도 배고픔을 느끼며 자란 이들이 많다. 그 시절 나만을 위해 아끼고, 모으고 살았다면 지금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가끔 저 말씀을 생각하면 어른들의 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한다.

여기저기에서? 불황이다, 불경기다, 일자리가 없다 아껴야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로 가계부를 적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니 그 어느 때 보다 허리띠를 졸라야 할 때인 듯 싶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아낀 만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알뜰족이 아닐까. 불경기로 인해 기부금이 점점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안타깝다. 이럴때일수록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 정신으로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해 가는 YWCA 회원들이야 말로 진짜베기 알뜰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 여름 안산Y에서 주관하는 '다시 쓰고 고쳐 쓰는 재활용 DIY강좌'를 수강하였다. 이 강좌를 통해 의류 및 생활용품 등을 생활 속에서 손쉽게 재활용하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예전에는 재활용을 실천하여 절약을 해야겠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실제로는 실천하지 못했다. 아까운 자원낭비, 골칫덩어리 오래된 폐품들을 나만의 개성을 살려 멋진 재활용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면서 재활용에 대해 자신감도 생기고 자원절약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작은 실천들이 지구를 살리는 첫 걸음이라 생각하며 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요리를 하고 남은 폐식용유는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잘 모아두었다가 EM을 활용해 빨래비누를 만드는데, 절약과 환경을 살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실천방법이다. 절약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조금의 노력을 기울이면 따라오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YWCA 회원이 되어 절약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았으며, 인식의 변화를 통해 세상 모든 것들이 가진 가치와 버려진 것들에 대한 미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 조금의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 가정에서도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굳이 큰 목소리로 에너지 절약이나 물자 절약을 외치기보다는 대중교통 이용,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 재활용의 활성화 등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실천한다면 절약이라는 것이 어떤 큰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라 우리의 친근한 어느 한 부분으로 느껴질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의 많은 물자들이 나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아껴 쓰고 나눠 쓰는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실천해보자! 우리의 작은 노력이 나와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운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다.
 
늦가을 정취도 느끼지 못한 채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겨울추위,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경제한파. 문득 스쿠르지 염감, 자린고비, 놀부가 경제한파가 불고 있는 오늘을 살아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무조건 절약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궁상의 대명사였던 그들. 아마 그들이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다면 100점 만점의 0점이 아닐까? 스쿠르지 염감, 자린고비, 놀부가 살던 시대와 달리 오늘날은 절약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현명한 소비일 것이다.

'어떻게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짠돌이, 짠순이 선배의 조언들 듣기위해 알뜰족 관련 온라인 카페에 얼마전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알려준 알뜰비법 중 내가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비법을 소개하자면,

첫째 공짜에 눈을 밝혀라. 둘째 쿠폰을 이용하라. 셋째 마일리지 카드를 최대한 이용하라. 그리고 뽀너스~ 약국에 갈 때 할증이 붙은 시간은 피하라(평일 오후 8시 이후, 토요일 오후3시 이후), 감기에 걸리면 보건소에 가라, 책은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하라.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는 저렴하게 구입하고 남은 돈은 종자돈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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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돈으로 천리길의 한걸음을 걷기 시작했지만 마음만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어있는 요즘, 경기침체와 함께 얼어붙은 마음과 우리의 주머니 사정이지만 가끔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로운 마음도 잊지 말아야겠다.